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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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 승인 2013.11.1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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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양 땅의 돼지고기는 각별히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

다른 곳에서 나오는 돼지고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중국 북송의 대시인 소동파가 잔치를 하기 위해 하인을 시켜 견양에서 돼지 두 마리를 사오게 했다. 하인이 돼지를 사러 떠난 동안 그는 초대장을 돌려 잔치를 예고했다.

그런데 견양의 돼지를 사가지고 돌아오던 하인은 도중에 그만 술이 취하는 바람에 끌고 오던 돼지가 달아나 버렸다. 난감해진 하인은 다른 곳에서 싸구려 돼지 두 마리를 구해 견양에서 사온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잔치는 예정대로 열렸다. 소동파가 요리한 돼지고기를 내놓자, 손님들은 이 특별한 맛의 통돼지 요리를 극찬했다. 이렇게 맛있는 돼지고기는 처음 먹어 본다며 역시 견양의 돼지고기는 수준이 다르다고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자리를 파하면서 소동파가 말했다.

“여러분! 맛있게 드셔주니 참 고맙소. 하지만 여러분이 지금 드신 돼지고기는 견양의 것이 아니오. 저 녀석이 이웃 고깃간에서 사온 것인 모양이오. 쩝쩝”

소동파가 미안해하며 사실을 고백하자 사람들은 모두 머쓱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견양이란 이름에 속고 견양 돼지고기란 말에 현혹되어 실상을 제대로 못 본 것이다.

허망한 이름만 쫓지 말고 실상을 꿰뚫어 보는 지혜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예화로 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된다.

하지만 이곳에 진실이 있다. 무엇인가.

그것은 브랜드의 위력이라는 것이다.

견양이라는 브랜드에 사람들은 스스로의 입맛마저 부정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브랜드는 소동파라는 이름이다.

소동파가 견양의 돼지고기를 대접한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기는 어렵다. 이것을 단순히 속는다는 말로 사람들의 우매함을 비웃을 수는 없다. 거기에는 속지 않을 수 없는 브랜드의 위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세종시는 분명히 하나의 도시 브랜드이다.

세종시라는 브랜드에서 우리는 어떠한 신뢰를 느끼게 되는가.

명품도시라는 기대가 이 세종시라는 브랜드에서 느껴지고 있는가.

도시도 입주자에게 세일되는 상품이라고 한다면 새롭게 조성되는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도시의 이미지와 브랜드라 할 것이다.

세종시가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할 때 유리한 점이 있다. 그것은 세종이라는 이름이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브랜드라는 것이다.

세종대왕.

세종대왕이라는 브랜드를 세종시에 접목시키는 노력에 성공을 한다면, 세종시는 500년의 브랜드 전통을 보유하게 될 것이며, 세종대왕의 브랜드를 도시마케팅에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세종시의 공공시설과 도로, 학교명에 순수 한글 이름을 짓게한 것은 바로 이러한 세종대왕의 브랜드 가치를 위력 화 시키자는 시도였다.

그 뿐이랴. 세종대왕의 충신 성삼문과 김종서의 사당과 묘가 바로 세종시에 위치하고 있고, 세종대왕의 안질을 낫게 해 준 '왕의 물'이 바로 세종시에서 솟아난 초수였다면 이러한 모든 요소를 세종시의 브랜드로 극대화시켜 세종시의 도시 마케팅에 절묘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 금년, 세종시의 축제는 바로 이점에 착안해도 좋았다.

세종시에 한글학회를 유치하자. 세종대왕 기념사업 회를 세종시에 유치하자. 세종대왕을 세종시에서 부활시키자.

창조와 개척과 지혜의 영명한 대왕, 세종대왕의 이름이 이곳 세종시에서 찬란하게 빛나게 하자. 어찌 그 브랜드 가치가 견양의 돼지고기와 비길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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