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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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사 >
  • 김치형
  • 승인 2013.02.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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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망상태로 도착했다. 팔다리 몸통도 싸늘하게 식고. 발견은 오후 8시 10분이었지만 그보다 훨씬전에 사망했을 것이다.
싸늘한 시신에 손을 엊는 것은 기분이 안좋다.
폐사진을 보니 양측이 아주 허옇다. 폐의 안팎에 물이찼다. 호흡곤란으로 인한 사망일듯. 문제는 이틀전에 나한테 진료받았다는 것.
그때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이만큼 심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혈중 알부민 수치도 낮고 호흡곤란도 있었다.
입원해...서 흉강에 차있는 물도 빼고 알부민 주사도 맞으라고 했다. 그런데 입원안한다고.
"입원해요!"
"안해요!"
몇차례 반복했다. 환자는 내일 내과에 오겠다고 했다. 나는 밤사이가 걱정됐다. 일단 알부민과 이뇨제 주사를 여기서(응급실)라도 맞으라고 했다.
갈때는 어느 정도 좋아졌다.
다음날 내과에 안오고 오늘 주검이 되서 왔다.

환자는 물론 다른 원인질환이 있다. 완치는 어려운 질환이다. 그러나 그때 그때 생기는 이 같은 일시적인 문제들을 잘 해결하면 몇년 더살수 있었는데.
요즘 의사들 사이에 명언 "오는 환자 막지 말고 가는 환자 잡지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환자의 의견과 반대되는 충고를 할때는 좀 심각하게 들어야 하는데.
가족도 없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어 입원을 거부한듯.

주위에 죽음을 지켜보는 가족이 없는 혼자사는 노인.
고독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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