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온 40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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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온 40도! >
  • 김치형
  • 승인 2013.02.1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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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우리병원 왔을때는 38.6도.
119대원이 출동 현장에서 쟀을땐 40도.
새벽 한시쯤 사우나엘 갔다가 탕속에서 쓰러졌다. 다행이 주인이 빨리 발견했다. 탕 바깥으로 끌어내고 119에 신고.

우리 병원 응급실 도착당시에도 몸이 따뜻했다. 탕속에 쓰러졌을 때 물을 먹었다.
청진해보니 숨쉴 때 마다 '빠그락'소리가 들린다. 엑스레이를 보니 폐가 하얗다.

흡인성 폐렴이 생길 것이다.  

아들이 도착했다. 아들과 환자는 같이 살지 않는다. 환자는 경제적으로 곤란한 사유가 있는 듯하다.
도착 당시에 환자는 말도 잘하고 의식도 비교적 또렷했다. 혈당수치도 정상이고.
그렇다면 도대체 왜 쓰러졌나???
그런데 환자의 의식이 점차 흐려진다. 호흡시마다 가래소리가 많아지고 ... 폐로 들어간 물 때문에 염증반응이 시작된 것. 인공호흡기 부착하고 중환자 실로 보내졌다.

환자는 수년전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치료는 안했다.
쓰러진 원인?
1. 뇌 안의 작은 혈관이 막혔거나(일과성 뇌허혈증 TIA)
2. 당뇨 합병증으로 혈압 맥박조절이 불량해졌거나
3. 일시적 저혈당에 빠졌거나
4. 추운데 있다 더운 탕속에 들어가면서 전신 혈관이 늘어나면서 뇌로 갈 혈액이 줄어들었을 수도.
어쨌든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

일주일 후쯤 중환자 실에 가봤다. 환자는 인공호흡기도 빼고 좋아졌다. 앞으로는 치료 받겠다고.
고혈압 당뇨병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안받는 사람이 있다. 그런 심리중 하나는 '나이살'(나 이대로 살다 죽을래)

문제는 죽는 게 쉽지 않다는 것. 고혈압 당뇨 합병증 발생으로 심장이나 뇌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어떻게든 응급실에 호흡이 있는채 도착하면 살아날 확률이 높아진다.
 사실 고생은 이때부터 시작한다.  이 환자야 정말 해피한 케이스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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